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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다리에서

🐟🍃🗾
오늘 학포(鶴浦 학다리)에 왔습니다

학포는 현재 전남 함평군 엄다면 학야리(鶴也里)로서, 이곳에서 함평천과 영산강을 경유하여 신안군 지도읍 당산나루로 갈 수 있습니다. 🐞
끝없이 넓은 들은 우리 국토에서 보기 드문 지평선을 보게 합니다 💊

매천야록을 쓴 황현 선생(1855~1910 경술국치에 음독 자결)이 1900년경 이곳을 지나
가을나들이를 갔습니다 🌽

당시 매천은 구례에 살았고
구례에 효양학교를 열고 있었습니다 👬

매천 선생이 여기서 지은 시가 전해 오니 이 시입니다

(1910년 경술국치에 즈음해 많은 선비들이 자결한 것은 망국 통분과 순종과 조정대신들이 나라를 일본에 넘기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한 경각의 뜻도 있었다고 봅니다) 💃

😾👸👫 학포에서 🗾 황현 👪👓👥

철선이 공중에 늘어져 우렛소리 웅웅대는데
鐵線橫空 吼暗雷

금성의 서쪽으로 빠른 길이 열렸네
錦城(나주)西去 快程開

배마다 해산물이 영산포에 이르고
船船魚藿 靈山至

말마다 모직물이 목포에서 오네
馬馬氈絨 木浦來  🎠🐎

학포 다리 남쪽 들판은 기름지구나
鶴浦橋南 野似油

옛 백성 나라사랑이 서쪽 밭에 있네
古民忠愛 見西疇

경작을 돕는 것은 나라의 공수전이었다
助耕尙寓 公田意

백 이랑 큰 장원에 가을이 가득하네
百頃皇莊 最有秋 🌍🌹

고래는 물결 일으키고 바닷바람은 길다
鯨魚鼓浪 海風長

음산한 가을 기운 대지에 이어졌는데
秋氣陰森 接大荒

하늘로 먹물처럼 한 줄기 연기 뿜으면서
一直貫天 烟似墨

증기선이 칠산 바다를 날듯이 건너가네
火輪飛渡 七山洋 🌴🐚

서풍에 누런 먼지 얼굴을 때리고
黃塵撲面 捲西風

기운 삿갓으로 붉은 낙조를 가려보네
欹笠輕遮 落照紅

종일토록 청산 삼십 리를 갔건만
終日靑山 三十里

나는 아직도 두 새 교량의 동쪽에 있네
行人猶在 兩橋東 🐦🐙

해안 내만 흰 백사장마다 어촌이 있고
灣灣漁戶 白沙汀

울두홍(熨斗谼 노령산맥)은
내달리다 잠시 멈추었네
熨斗山馳 勢暫停

언덕마다 가을 경치 아름다워라
兩岸秋光 看自別

갈대꽃은 눈과 같고 나락싹은 푸르네
蘆花如雪 稻孫靑  🌸🌜

참게는 천천히 움직이고
희게 마른 풀
紫蟹蹣跚 白艸乾

오래된 두 봉수대
솔숲 사이로 보이네
年深雙堠 臥松間

나도 모르게 하늘 끝까지 이르렀구나
我行不覺 窮天末

눈을 찌를 듯 푸르른 도산을 바라보네
刺眼靑蒼 望島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