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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선자

●♣ 치자선자(治者先自)★●
(4월10일 KBS R 방송)

고전 속의 지혜입니다. 향토사학자 이양훈님이 고전 속의 교훈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1.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하시겠습니까?

(이) 오늘은 치자선자(治者先自)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2. 치자선자, 무슨 뜻인가요?

(이) 치자선자는 다스릴 治, 사람 者, 먼저 先, 자기 自입니다.

그 뜻은 남을 다스리는 사람은 먼저 자신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즉 지도자의 자세를 말한 것입니다.

3. 어디에 나오는 말인가요?

(이) 기원전 70년경에 쓰인 중국책 염철론에 나오는 말입니다.

원문은 선위인자 능자위자야(善為人者 能自為者也), 선치인자 능자치자야(善治人者 能自治者也)입니다. 이 뜻은 남을 위하는 자 먼저 자신을 능히 위할 수 있고, 남을 잘 다스리는 자, 먼저 자신을 능히 잘 다스린다 입니다.

4.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말한 것 같군요?

(이) 그렇습니다. 사람은 먼저 자기 개인을 잘 다스려서 먼저 자신이 안정되고 올바르야 남을 생각하고 위하고 이끌 수 있습니다.

자신과 또 자신의 가정에 납득키 어려운 문제가 산적한 인물이 세상에 나와 세상을 올바로 이끌겠다고 소리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할 것입니다.

즉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와 연결되는 말이 치자선자입니다.

5. 혹시 요즘 선거철에 나온 분들을 말하시는 것은 아닌지요?

(이) 아닙니다. 요번에 울산에 나온 분들은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십니다.
설령 과거에 일시적 잘못이 있었더라도 그간 모두 해소되신 것으로 압니다.

6. 가정에서부터 가장이 치자선자해야 되겠네요?

(이) 그렇습니다. 옛날 가정에서 어른이 매일 술마시고 저녁에 와서도 자녀들을 불러 방에 끓어 앉히고 훈계하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러면 안 되고 솔선수범하여 본을 보여야 합니다. 가정에서 치자선자해야 사회에서 범죄가 사라집니다.

7. 사회나 조직에서 상사나 장이 올바르지 않으면서 아랫사람에게 정의나 도덕을 강조하면 영이 서지 않겠지요?

(이)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올바른 리더쉽이 중요합니다.

조직이나 사회 지도자가 도덕적이지 못하고 규범을 어기면 그 조직 사회는 튼튼해지지 못하고 마침내 다른 조직 사회와의 경쟁에서 지고 맙니다.

기업으로 치면 경쟁력이 떨어져 망하는 거죠. 이걸 달리 모럴 해즈도라고 하죠.

8. 그 조직은 국가도 해당되겠군요?

(이) 그렇습니다. 세계에 200여 개 나라가 있지만, 나라마다 형편이 다릅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대응도 각양각색이죠. 대만과 최근 우리나라는 의학규범에 따라 원칙 대응을 잘하지만 어떤 나라는 발생 자체를 뭉개고 있고,
어떤 나라는 제도가 부실하여 사망자가 대량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 나라 지도자들 탓도 큽니다. 평소 전문가나 유식자의 말을 안 들어서 이 사태가 나는 겁니다.

곧 코로나 경제 파국도 올텐데 대응을 잘해야 합니다. 지도자는 우선 귀가 크야 하고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9. 정치인들이 잘못했다 해도 사과는 잘 하지 않지요?

(이) 그렇죠. 치자선자에 따르는 것이 사과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이 있으면 공인은 사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잘못이나 부족한 점을 은폐하거나 남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발전은 잘못을 고치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사과도 하지 않고 잘못만 고치면 후안무치가 되고, 사과도 않고 고치지도 않으면 사회나 국가가 위기에 빠집니다.

10. 그 잘못을 모를 수도 있겠지요?

(이)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지적하면 사과해야 합니다.

우리 한국사회는 사과하는 아폴로지(apology) 문화가 약합니다.
최근 10년 가까이 우리 정치인들이 제대로 사과하는 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서양에서는 사과가 보편적입니다.

미국의 경우 유명한 사과로는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이 르윈스키 양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밝히고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바람피운 것이 밝혀지자 가정에 불충실했음을 공개사과했고, 유명한 배우 멜 깁슨도 유대인에 대해 지닌 편견을 공개사과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용서받았고 미국사회는 건강해졌습니다.

11. 잦은 사과가 자신은 잘못되고 상대는 늘 옳다고 비치게 하지 않을까요? 너무 저자세가 되는 것은 아닌지요?

(이) 사과라는 것이 자기를 이기는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은 평생을 자기틀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데 평생 걸렸다고 했듯 자신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자기를 바꾸는 것이 사과입니다. 주관적 자아를 객관화하는 것이 사과로서 남과 나를 제3자 선상에 공정히 나란히 세우는 것이 사과입니다.

사과 애폴로지는 대단히 가치 있는 행위입니다.

12. 동양 고전 속에도 사과에 대한 좋은 말이 있는지요?

(이) 극기복례[克己復禮]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욕심을 극복하고 예로 돌아간다는 뜻이지요. 이것은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말로 제자 안연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인은 무엇입니까?“

그러자 공자는 인이 극기복례라고 답했습니다. 원문은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일일극기복례 천하귀인언)이라고 했으니,
하루만이라도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모두 인으로 돌아간다 했습니다.

그러자 안연은 다시 물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극기복례를 이룹니까?“

공자는 답하기를 爲仁由己 而 由人乎哉(위인유기 이 유인호재)라, 인을 이루려면 자기 탓을 하지 결코 남 탓을 하지 않는 것이다.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이라,
즉 예가 아닌 것은 보지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행동하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13. 요즘은 극기복례가 좀 다른 뜻이 된 것도 같습니다.

(이) 요즘은 극기복례가 사회보다 개인욕망의 극복이나 운동에서 육체적 어려움을 이기는 것으로 쓰입니다만 원뜻은 대단히 사회개혁적인 말이었습니다.

14.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치자선자는 오늘의 한국사회를 위해 꼭 필요하리라 보입니다.

(이) 그렇습니다. 요즘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쑥 들어갔습니다만 우리 사회는 시위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노조의 쟁의 등 여러 시위가 그치지 않는데 이 코로나가 끝나면 또 나오지 싶습니다.

무슨 사태든 일어나면 우선 사과하므로 사과문화가 자리잡게 되면 세상이 좀 조용해지리라 봅니다.

15. 오늘의 결론으로 치자선자를 애기해주시지요

(이) 중요한 점은 잘못을 고치는 것입니다. 서양속담에 가장 훌륭한 사과는 잘못을 고쳐서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changing his behavior가 아폴로지의 최고점입니다.

사과를 해도 자신의 이미지나 인격에 손상이 가지 않고 인기가 더욱 오릅니다.

그래서 작게는 죄송합니다 크게는 저희들이 죽을 죄를 졌습니다 라고 하면 모두가 미소를 짓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치자선자의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