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오랜만에 행자암(현 보타사)에 갔습니다.
절에는 아무도 없네요.
절이면 꼭 키우는 백구(白狗)도 없네요.
빈 절인 듯도 합니다.
차도 없고요.
이 행자암을 지은 이는 행자스님 박종순(1930~1998) 처녀입니다.
경기도 수원 출생으로 용산 미8군
타이피스트를 했습니다.
계모 슬하에 무진 고생을 하고 홀로
정처없이 중앙선 기차를 타고 가서
무작정 내린 곳이 남창역,
그 역에서 정처 없이 걸어 둘어온
곳이 여기 대운산 골짜기,
이곳에서 홀로 흙집을 지어 부처를 모셨고
영원한 행자로 살다가 1998년 입적하였습니다.
스님이 제게 한 얘기 두 가지가 잊히지 않네요
1.1959년 가을 사라호 태풍 때 훍집 절이
무너져 부처를 둘 데 없어 태풍 속에 부처를
안고 대운산 정상에 올랐는데, 하늘에서 빛이
내려와 온몸을 감싸고 "걱정 마라"
외치시던 관음보살의 움성
2. 통도사 비구가 찾아와 행자가 스님
행세한다며 폭행할 때, 불단의 금강역사가
내려와 비구를 쳐서 비구가 피 흘리며 달아난 것
♥★ 행자암 / 이양훈
행자 스님 가시고
절만 고요하여라
1가닥 명주 일곱 나누어
자수 보살 새기셨네
임종때 날 불렀어도
못 와서 미안합니다
두손 모아 합장하니
풍경소리 답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