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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지재득

♣▒ 계지재득(戒之在得) ●▤ (4월24일 실버 방송)

고전 속의 지혜입니다. 향토사학자 이양훈 님이 고전 속의 교훈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1.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하시겠습니까?

(이) 오늘은 군자삼계(君子三戒) 중 계지재득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2. 우선 군자삼계가 무엇이지요?

(이) 공자의 논어 계씨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군자는 세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 하여 군자삼계인데, 계지재색(戒之在色), 계지재득(戒之在得), 계지재투(戒之在鬪)입니다.

계지계색은 여색을 경계하는 것이고, 계지재득은 얻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고, 계지재투는 싸우는 것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이중에 계지재득은 경계할 戒, 갈 之, 있을 在, 얻을 得으로 얻는 것을 경계한다는 것입니다.

3. 얻는 것을 경계하는 계지재득, 욕심을 줄이라는 말인가요?

(이) 그렇습니다. 계지재득에는 얻으려는 욕심을 줄이고 또 얻는 것 자체를 아예 말라는 뜻도 있습니다.

사람은 욕심이 있으면 주변 충고를 듣는 귀가 닫힙니다. 즉 사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으니 욕심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과욕은 나쁘지만 적절한 욕심은 괜챦지 않은가요?

(이) 그렇습니다. 욕심도 좋은 욕심과 나쁜 욕심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가진 것을 사회나 이웃, 가족과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개인이나 단체가 서로 나누면서 돕는 사회는 건강합니다. 그것을 유교에서도 높이 평가합니다.

5. 과욕은 왜 생길까요?

(이) 외국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지나친 욕심은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어 그렇다고 합니다. 생장기에 결핍된 상태로 자라면 나중에 과욕형 인간이 된다고 합니다.

영어로 early childhood, 즉 유소년기에 love and care, 즉 사랑과 관심이 부족하면 그리 된다는 것입니다. 유소년기에 사랑을 많이 받도록 해야 하는데 무슨 사유로 아이에게 사랑이 덜 가면 인간성 발달이 부족하여 어른이 되어서 평생 고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100% 꼭 그렇다는 단정은 아닙니다.

6. 실제 그런 사례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합니다.

(이) 우리 사회의 범죄자나 재소자들 중에 부모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사랑을 많이 받으면 훌륭한 인물이 됩니다.

위인들은 어머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분들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미국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은 어릴 때에 어머니를 잃고 계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계모 사라는 자신의 자식도 셋이나 데리고 개가온 여성이니 팥쥐 어머니가 될만도 한데 오히려 어린 링컨에게 더 사랑을 쏟아 직접 글을 가르치며 따뜻이 키워서 나중에 16대 대통령이자 세계적인 위인이 됐습니다.

7. 인격형성기에 부족한 사랑이 문제를 일으키는군요.

(이) 그렇습니다. 어릴 때 사랑을 받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 남에 대한 배려를 할 줄 모른다고 합니다. 베푸는 정이 부족한 인간이 되고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 초조해하고 이를 채우기 위해 주변사람들을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8. 그렇군요. 얘기가 고전의 지혜에서 좀 벗어난것도 같네요. 고전 속에서 욕심을 경계하는 성구를 소개해주시죠.

(이) 네. 화막대어탐(禍莫大於貪)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욕심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라는 말로 도교 최고 교리서인 운급칠점에 나옵니다.

운급칠점은 총 122권으로 1천년 전인 북송때 황제의 명을 받은 학자 장군방이 1만 가지 도교용어와 학설, 연마술을 집대성한 책입니다. 화막대어탐은 도교의 가장 중요한 교리입니다.

9. 도교 도사가 되려면 욕심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군요.

(이) 그렇습니다. 도교에 따르면 욕심을 완전히 버리면 100세까지 기본으로 살고 150세 장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욕심이 넘치면 마음과 장기가 쉬 늙고 수명이 짧아집니다. 무위자연의 도교는 중국인들의 민중종교로 신선사상 불로사상을 중심으로 수행과 금욕 절제를 중시합니다.

10. 한국에도 도교가 있습니까?

(이) 도교는 없습니다. 그러나 도교의 사상은 천도교와 원불교에 들어 있습니다.

동학창시자 최제우와 원불교 창시자 박중빈은 유불선을 섭렵하였고 그 중에 仙이 도교입니다.

11. 계지재득을 위해서 버려야할 욕심은 구체적으로 어떤 욕심일까요?

(이) 식욕, 재물욕, 명예욕, 음욕 등 모든 탐욕을 말합니다. 개인의 탐욕은 자신이 지닌 좋은 점과 건강을 잃게 하고 지도자의 탐욕은 사회와 나라, 세계를 위태롭게 합니다.

과거 히틀러의 욕심이 유럽에서 수천만 명을 죽게 했고 일본군부 지도자들의 욕심이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다가 원자탄 세례를 받고 끝났죠.

탐욕이 무서운 것은 모든 것을 잃게 하는 점입니다. 욕심은 끝이 없으니 모든 것을 얻으려 하면 그리 되죠.

12. 그러면 욕심의 조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그것은 명예를 얻으면 물욕을 버리고, 물욕을 얻으면 명예욕을 버리는 것입니다. 사회의 큰 명예를 얻은 어떤 노시인은 음욕까지 부리다가 명예를 잃었고, 재벌이 되고 더하여 대통령까지 되려는 노욕을 부린 분들은 수명을 단축했습니다.

기이하게도 욕심을 버리면 하늘이 장수를 줍니다. 평생을 근신하면서 살아온 1920년생 노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지금 만 100세이고 권력에 욕심이 없었던 1920년생 백선엽 장군도 만 100수를 하고 있습니다.

13. 욕심의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세계적인 진리겠지요?

(이) 그렇습니다. 명심보감을 보면 “大廈千間 夜臥八尺, 良田萬頃 日食二升(대하천간 야와팔척이요, 양전만경 일식이승)”이라고 했습니다.

즉 「큰 집 천 간이 있어도 밤에 눕는 곳은 여덟 자뿐이요, 좋은 논밭이 만 경이나 되어도 하루 먹는 것은 두 되뿐이다.」라는 말입니다. 비슷한 말로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하죠.

욕심을 내어봐야 들고 갈 수가 없습니다. 욕심을 스스로 억제할 수 있어야 군자가 되는 것입니다.

14. 외국 격언에도 이런 탐욕을 경계하는 말이 많지요?

(이) 일본 격언에 하라 하찌부(はらはちぶ)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한자로 쓰면 복팔분(腹八分)인데 복은 배이고 하 치 부는 8분이니 먹을 때에 배를 80%만 채워라는 말로 소식하라는 말입니다.

식욕을 줄이면 장기가 부담을 덜 받아 장수할 수 있습니다. 또 이 말은 무슨 일을 하더라도 80%만 달성이 되면 만족하라는 소욕의 충고이기도 됩니다.

15. 오늘의 계지재득, 결론을 내다면 무얼까요?

(이) 얻는 것도 두려워해야 합니다. 공직자나 청렴도가 요구되는 회사 부서에 근무하는 이는 남이 주는 선물이나 식사 대접, 골프접대를 받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것을 받다보면 아주 코가 꿰이는 법입니다. 우리 조선시대 궁중이나 지방사를 보면 왕, 궁인, 관리들이 향응을 무심코 받다가 농락당하고 결국 실무진들의 은밀한 전횡들이 터져나와 임술항쟁 같은 큰 민란들이 발생하고 나라까지 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