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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

♣ 효(孝) ● (2월21일 실버 방송)

향토사학자 이양훈 전KBS PD님이 고전 속의 교훈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1.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하시겠습니까?

(이) 오늘은 동양고전 속의 효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2. 효도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윤리지요?

(이) 그렇습니다. 효는 우리의 전통 윤리이자 오늘도 살아있는 윤리입니다. 그러나 차차 퇴색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3. 그러면 동양 고전 속에 효도는 어떻게 나타나 있지요?

(이) 우리 유교는 충효열의 사상을 제일로 하지요. 유교 경전 사서오경 중의 시경을 보면 父兮生我(부혜생아) 母兮鞠我(모혜국아) 哀哀父母(애애부모) 生我劬勞(생아구로) 호천망극(昊天罔極)이라고 했습니다.

그 뜻은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부모님의 노고는 넓은 하늘처럼 망극하다고 했습니다.

4. 자주 듣던 글귀 같은데 아버님이 날 낳으셨다는 것은 얼른 이해가 되지 않죠?

(이) 그렇게 들리지만 사람은 남자의 정충이 여자의 자궁에 가서 임신이 됩니다. 옛사람도 이런 생물학적 지식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이것이 남존여비 사상이라고 하지만 남존여비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5. 호천망극이란 말도 자주 듣던 어구 같습니다.

(이) 부모님 은혜는 하늘과 같다는 말입니다. 임금의 은혜는 성은망극하나 호천망극에 미치지 못하고 부모님이 별세하면 천붕, 즉 하늘이 무너졌다고 하죠.

극에 이르도록까지 미치는 것을 망극이라고 하죠. 이에 대비되는 것으로 애참망극, 또는 애통망극이 있는데 이는 자식이 먼저 죽을 때 쓰는 말입니다.

6. 효하면 공자님 말씀을 빼놓을 수 없겠죠. 공자님은 뭐라고 말씀하셨죠?

(이) 공자님은 효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습니다. 효자의 생활자세는 孝子事親(효자사친)은 居卽致其敬(거즉치기경)이라, 효자는 부모를 섬김에 있어 우선 공경을 다해야 하느니라.

養卽致其樂(양즉치기락)이며 病卽致其憂(병즉치기우)라. 부모봉양은 우선 부모님의 즐거움을 다하도록 하고, 병 드시면 걱정을 다해야 하느니라.

喪卽致其哀(상즉치기애)에 祭卽致其嚴(제즉치기엄)이라. 부모님 상중에는 슬픔을 다하고 제사 때는 엄숙함을 다해야 하느니라 했습니다.

7. 다하는 것이 많군요. 효자가 되려면 노력해야겠습니다.

(이) 그렇습니다. 부모님을 잘 모시는 것이 자식의 도리입니다. 이런 도리는 인간의 인륜지사이자 인간외의 생물대사이기도 합니다.

동물세계를 봐도 사자나 호랑이 늑대 등 맹수가 자신의 부모를 알아보고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때로 자신의 노부모를 방치하고 존속상해를 하는 비행을 저지릅니다.

그러면 어찌 사람이 짐승보다 늘 낫다고 하겠습니까?

8. 울산에도 옛날에 효자가 많았죠?

(이) 그렇습니다. 대표적으로 효자 송도 선생이 있었습니다. 울산 북구 효문동의 유래가 된 송도 선생은 조선 최초로 표창된 효자였고 한국의 대표효자입니다.

9. 송도 선생이 조선 최초 효자였군요. 기록이 있나요?

(이)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에 따르면 서기 1428년 세종 10년 10월에 조정은 최초로 전국의 효자와 열녀들을 찾아내어 정문을 세우고 표창하였는데 그때 송도 선생이 효자로 정표되고 효문이 섰습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자료에 따르면 울산의 송도가 한양에 올라가 생원시에 입격하고 돌아와 앞못보는 어머니를 뵙자 홀연히 어머니가 눈을 떴고, 또 어머니가 생선회를 먹고 싶어 했으나 때가 한겨울 엄동이라 강에 가도 이를 구하지 못하여 울고 있자 갑자기 얼어붙은 동천 위로 잉어가 뛰어나왔습니다.

또 제사 음식을 준비할 때 고기를 구하지 못하자 꿩이 집 안으로 날아 들어왔습니다. 송도는 부모 사후 6년간 묘옆의 여막에 기거하는 시묘도 하였습니다.

10. 조선 초기에 외교관 이예 선생도 효자였다죠?

(이) 그렇습니다. 일본 왜구를 금하는 계해약조를 체결하고 피로인 700명을 쇄환하여 조선 최고 외교관으로 칭송받는 울산 태화동 출신 이예 선생도 효자였습니다.

전후 60여 차례에 걸쳐 일본에 외교사절로 건너갔고 그 때마다 어릴 때에 왜구에게 붙잡혀간 어머니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찾지 못하고 어머니를 가슴에 품은 채 세상을 떴습니다.

아마도 어머니는 먼 발치서 아들 이예를 보았을 것입니다만 나타나지 못할 사정이 있었겠지요.

11. 그렇게 보는 근거가 있습니까?

(이) 임진왜란 때도 많은 여인들이 일본에 끌려갔고 나중에 난후에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가니 먼 언덕에서 통신사 일행을 바라보며 울고 있는 조선여인들이 그렇게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예의 모친도 그랬을 것으로 봅니다.

12. 그렇군요. 부모님이 별세하신 뒤에 늘 후회가 있지요?

(이) 이를 풍수지탄이라고 합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죠. 樹欲靜而風不止(수욕정이풍부지)하고 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라, 나무 고요히 머물고자 하나 바람 그치지 아니하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코자 하나 부모는 기다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부모는 지식보다 한 세대 먼저 앞서 가십니다. 자식이 철 들어 부모님을 모시고 효성을 다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이미 세상을 뜨시고 안 계십니다.

돌아가신 어버이를 생각하는 마음을 잘 나타낸 글귀입니다.

13. 세월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부모님께 잘 해드리고 싶은 분들이 많겠지요?

(이) 그렇습니다. 시경은 往而 不可追者年也(왕이 불가추자년야)하고 去而 不見者親也(거이 불견자친야)라고 했습니다. 한번 흘러가면 쫓아갈 수 없는 것이 세월이요, 가시면 다시 볼 수 없는 것이 부모님이라고 했습니다.

어머님의 무덤이 비에 떠내려가도 개굴개굴 우는 청개구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자식을 키워보면 부모 입장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이미 별세하고 안 계십니다. 생전에 늦기 전에 효도를 다해야 합니다.

14. 와 닿네요. 효자의 태도는 또 어떤 태도가 더 있을까요?

(이) 공자님은 父母在 不遠遊 遊必有方(부모재 불원유 유필유방)이라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계실 때는 멀리 떨어져 놀지 말며 또 어디로 가 있는지 필히 알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父命召 唯而不諾 食在口卽 吐之(부명소 유이불락 식재구즉 토지)라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부르시면 예하고 크게 대답하고 꾸물거리지 말아야 하고,

입에 음식이 들었으면 뱉아내고 답하라고 했습니다. 이런 태도로 늘 생활하면 부모 사후에 후회가 적다고 했습니다.

15. 끝으로 효도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면 뭘까요?

(이) 부모를 잘 공경하는 자는 사회에서 모범생이 됩니다.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부모 공경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효자는 스스로를 낮추니 사회에서 성공합니다. 부모를 섬기면 자식이 그렇게 나중에 섬겨 줍니다. 효야말로 무궁한 인생처세술입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