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소불비 무소불과 ● (1월17일 실버 방송)
향토사학자 이양훈 전KBS PD님이 고전 속의 교훈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1.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하시겠습니까.
(이) 오늘은 옛병법 무소불비 무소불과(無所不備 無所不寡)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2. 무소불비 무소불과 무슨 뜻이죠?
(이) 모든 곳을 대비하면 모든 곳이 소홀해진다는 뜻입니다.무소불비의 備는 준비할 비이고 부소불과의 寡는 부족할 과입니다.
즉 불비, 준비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모두를 완벽히 하려 하면 모두가 부족해진다는 것입니다. 즉 한정된 군사를 모든 곳에 배치하면 각처마다 수가 적어져서 각개격파의 대상이 됩니다. 즉 운용상의 효율을 말합니다.
3. 어떤 한 곳을 정해 집중하라는 뜻 같습니다.
(이) 그렇습니다. 전쟁에서 군사가 많다고 이기는 것은 아닙 니다. 집중이 중요합니다. 적이 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 곳에 군사력을 집중합니다. 그렇게 하여 적이 예상했던 곳으로 오면 적은 군사로도 이길 수가 있습니다. 집중하지 않고 여러 곳에 군사를 나누면 필히 지게 됩니다.
소수의 군사로 대군에게 이기려면 무소불비 무소불과를 해야 합니다.
4. 만약 원했던 곳으로 적이 오지 않으며 어떻게 하죠?
(이) 그럴 때는 군사를 신속히 움직여야 합니다. 기동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적이 오는 곳으로 하루밤에 백리를 달려가서 싸워야 합니다. 그러니까 적이 어디로 오는 지를 미리 알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태평양전쟁 때 미국은 일본이 진주만 공격 다음에 어디를 칠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군 통신을 감청해보니 A라는 곳이 자주 거론되는데 어디인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미드웨이 섬에 물이 떨어졌다는 거짓통신을 보내니 일본군 통신에서 A에 물이 떨어졌다 라는 보고를 감청하고 환호했고 미리 미드웨이 근처에 함선을 대기시켜 해전에서 승리했죠.
승조원 2천명의 항공모함 3척이 일시에 가라앉은 이 미드웨이 해전 후에 일본은 패전의 길을 갔습니다.
5. 이 무소불비 무소불과가 병법서에는 어떻게 나오죠?
(이) 손자병법 허실 편에 나옵니다. 비전즉 후과(備前則後寡) 비후즉 전과(備後則前寡)라. 앞을 대비하면 뒤가 부족해지고 뒤를 대비하면 앞이 부족해진다.
비좌즉 우과(備左則右寡) 비우즉 좌과(備右則左寡)라. 왼편을 대비하면 오른쪽이 부족해지고 오른 쪽을 대비하면 좌측이 부족해진다.
그래서 무소불비 즉 무소불과라. 모든 것을 막으면 어느 한 곳도 소홀해지지 않을 수 없다 했습니다.
6. 군사의 수가 많다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겠는데 수가 적은 것이 한스럽겠습니다.
(이) 손자는 군사가 적은 것도 통탄하지 않았으니 과자비인자(寡者備人者)야, 내가 군사가 적은 것은 적을 대비하기 때문에 적어지는 것이다.
중자 사인 비기자(衆者使人備己者)라, 적이 많은 수로 대비하는 것은 나를 맞기 위해 그러한 것이다 했습니다. 이것은 작전을 말합니다.
내가 어느 곳에 군사를 줄여 배치한 것은 적의 예상 침입로를 미리 알고서 그 올 곳에 군사를 모아 채비를 했으니 적이 아무리 많은 군사를 이끌고 온다 해도 두려워 않고 싸운다는 것입니다.
7. 그러면 실제 그 말대로 손자가 싸운 전투가 있습니까?
(이) 있습니다. 기원전 506년의 백거전투입니다. 당시 손자가 이끈 3만 오나라군은 그 10배의 초나라 대군과 백거에서 다섯 차례 싸워 다섯 번 모두 이겼습니다.
초나라군의 의도를 미리 간파하고 있던 손자는 당시 서로 불화한 장군 낭와와 심윤술이 이끄는 초나라군을 전멸시킵니다. 이 싸움으로 초나라왕은 왕비도 버려둔 채 혼자 달아났고 나라가 일시 망했습니다.
이 전투현장 백거는 지금의 안휘성 대별산으로 요즘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상당수 가는 곳으로 뜨고 있습니다.
8. 적은 수의 군사로 승리를 얻는 사례는 서양에도 많겠죠?
(이) 있습니다. 대표적 인물이 나폴레옹입니다. 나폴레옹은 황상 적의 허를 찔렀습니다. 적이 예상 못한 곳에 나타나 적을 놀라게 했죠. 나폴레옹의 군사 수는 많지 않아 늘 적국 오스트리아나 러시아군의 1/3~1/5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나폴레옹군은 하루 40KM를 행군했습니다. 적보다 두 배나 빨랐죠. 적군들은 밤에 잘 때 베이스캠프를 만들고 텐트를 치고 자는데 나폴래옹 군대는 침낭 하나에 몸을 넣고 자는 노숙을 했습니다.
적은 군사의 기동성으로 적을 이기는 이 수법은 나중 2차대전 초기에 독일이 전차 전격전으로 활용했고 사막의 여우 롬멜도 이를 활용했습니다.
9. 한마디로 창의적인 전법이었군요?
(이) 그렇습니다. 나폴레옹 군대는 음식을 화덕에 조리않고 병에 음식을 미리 담아 가는 병조림을 개발하여 수고와 시간을 벌었습니다. 기동전을 위해 업무개선을 많이 했습니다.
10. 이 무소불비 무소불과는 비즈니스에서도 필요하겠죠?
(이) 그렇습니다. 작은 회사가 적은 종업원으로 큰 회사와 경쟁하려면 이 무소불비 무소불과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정분야에 힘을 모으는 기동전을 펼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1. 그 특정분야는 어떤 분야가 될까요?
(이) 기업이 살려면 인력활용도와 설비활용도, 생산성을 높이고 원천기술 개발과 디지털화도 해야 합니다.
기업은 첫째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원천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의 강소기업는 모두 뛰어난 원천기술을 지니고 있고 이런 회사들은 노벨상까지도 받아 화제가 됩니다.
12. 실제 그런 사례가 있다면 소개를 해주시지요?
(이) 일본 의료기 제조사 시마즈제작소의 평직원 다나카 고이치가 2002년에 레이저를 통한 단백질 질량분석기를 만들어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는 또 혈관X선촬영장치를 만들어 세계시장을 100% 독점하고 작년에 치매발견기기를 만들어 또 히트쳤습니다.
이렇게 시마즈제작소가 약진하는 것은 연구원들이 마음껏 연구토록 하는 분위기 조성입니다. 또 일본 이바라기현에 있는 신광전자는 비록 종업원 130여명의 작은 회사지만 125억광년 밖의 우주를 볼 수 있는 망원경의 핵심부품인 음차 센서를 개발하여 광학분야에서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기업이 됐습니다.
우리 한국인은 창의성이 일본인보다 더 뛰어난데도 이 창의성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모두 조속 명퇴 후에 통닭집을 하게 되니 참 딱합니다.
13. 그리고 기업의 디지털화는 뭐죠?
(이) 디지털화는 기업에서 인공지능, 로보틱스, 빅데이터, 클라우드 네 분야를 이루는 것입니다. 미래는 이 네 분야의 디지털화를 이루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이 디지털화에서 창출될 가치가 향후 5년간 1경5천조라고 합니다.
14. 오늘의 주제 무소불비 무소불과를 결론지으면 무얼까요?
(이) 모든 것을 이루려면 결국 실패하는 것이 무소불비 무소불과입니다. 이것은 사람에게도 적용됩니다. 인생에 있어서 모든 것을 다 얻고자 하면 필히 실패합니다.
돈과 명예, 권력중에 버릴 것은 버리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적절 수준에서 만족하는 것이 인간학에서 무소불비 무소불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