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항우의 종말

♣ 항우와 유방3 (1월10일 실버 방송)

향토사학자 이양훈 전KBS PD님이 고전 속의 교훈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1.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하시겠습니까?

(이) 오늘은 초한지로서 항우와 유방의 얘기를 하겠습니다. 먼저 얘기할 오늘의 항우 관련 고사성어는 금의야행입니다.

2. 금의야행은 비단옷을 입고 밤에 간다는 말이죠. 그 말을 항우가 했나요?

(이) 그렇습니다. 아무리 좋은 옷을 입은들 고향에 가서 뽐내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라는 애향심 높은 이야기죠.

사마천의 사기 항우본기에 이 말이 처음 나옵니다. 부귀를 얻어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것은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가는 것과 같다고 항우는 부하들에게 말했습니다.

3. 항우가 진나라 도읍을 점령하고 한 말이겠죠?

(이) 그렇습니다. 거록전투에서 대승한 항우는 홍문잔치에서 유방을 죽이려다가 실패하고 곧 진나라 수도 함양에 입성합니다. 이미 유방이 항복을 받아 놓은 땅에 입성한 항우는 부하들에게 약탈을 허용합니다.

궁전을 불사르고 진시황의 손자이자 부소의 아들인 자영을 죽이고 금은보화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러고 난 항우는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4. 누가 말리지 않았나요?

(이) 항우의 참모 중에 한생이 나서 말렸습니다. 그가 항우에게 “주군. 이곳 관중은 천하의 중심입니다. 관중에 머물러야 천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권했지만 항우는 “富貴不歸故鄕 如 衣繡 夜行耳(부귀불귀고향 여 의수 야행이)”라 답했으니 입신출세하여 고향에 가지 않는 것은 마치 비단옷 입고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과 같다며 듣지 않았습니다.

5. 좋은 기회를 항우가 놓치는군요.

(이) 그렇습니다. 그러자 한생이 돌아와 탄식했습니다.“人言楚人沐猴而冠 果然(인언 초인목후이관 과연)”즉 “사람들이 말하는대로 초나라 사람은 원숭이에게 관을 씌어 놓은 것 같다 하더니 정말 그렇구나!“ 탄식했습니다.

여기에서 유명한 목후이관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원숭이에게 관을 씌운 것 같이 옹졸하다는 욕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누가 엿듣고 항우에게 일러주었습니다. 낮말 밤말을 새나 쥐가 전해준 격이지요.

6. 그러면 한생이 위험해졌겠군요?

(이) 그렇습니다. 항우는 내가 원숭이란 말인가? 하고 노발대발했고 항우는 한생을 솥에 넣어 삶아 죽였다고 십팔사략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항우야 이제 속이 시원해졌겟지만 결과는 어찌 됐겠습니까? 측근 모사나 장수들은 항우야말로 속 좁은 종지그릇이구나 여겨 보따리를 싸서 떠날 마음을 지녔습니다.

7. 비즈니스 측면에서 이 항우고사를 어찌 해석될까요?

(이) 비즈니스도 그렇지만 정치 사회 모두가 그렇습니다. 사람은 그 그릇 크기만큼 인재를 담습니다. 유방이라면 한생의 충고를 듣고 허허 내가 원숭이였구나 하고 웃으며 생각을 고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항우는 그렇지 못 했습니다. 주변 사람이 자기와 의견이 다르면 배척하고 죽였습니다. 조직이나 기업의 장은 반대 의견을 청취할 수 있어야 그 조직이 크고 비즈니스도 큽니다.

장은 충고를 듣는 귀를 키우는 연습을 평소에 꾸준히 해둬야 합니다.

8. 이 기회에 묻죠. 요즘 비즈니스를 위한 좋은 충고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요즘 미국에서 성공한 경영인들의 충고를 들어보면 좋은 게 많습니다. 미국의 억만장자 리차드 브랜슨은 “당신이 이웃의 생활을 바꾸고 싶을 때에 비즈니스를 시작하라”했습니다.

즉 이웃의 불편함을 개선해주고 싶은 봉사의 염이 있어야 비즈니스에 성공한다는 말입니다. 또 미국의 최고 경영컨슬턴트 아리아나 허핑턴은 “기업가는 자신의 생산품을 먼저 애지중지 사랑해야 성공할 수 있다”하였고, 미국 최고 방송재벌 마크 쿠번은“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잘할 수 있는 품목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라. 돈부터 번다는 욕심은 필히 실패한다”했습니다.

미국 최대 소매 체인 내스티 갈을 스유한 억만장자 소피아 아무르소는 “당신에게 지금 노를 얘기하는 사람이 당신을 성공하게 한다. 예스맨은 당신을 망하게 할 것이다”했습니다.

9. 그러니 항우가 죽인 한생은 자기에게 나중에 예스를 말해줄 진정한 충신이었군요?

(이) 그렇습니다. 노 맨을 사랑해야 합니다. 노를 말하면 항우처럼 기분이 나빠지게 되지만 생각해보면 노 맨이야말로 진정 자신을 걱정해주는 사람입니다.

노맨을 내치지 않아야 자신이 올바른 길을 갑니다. 노맨을 사랑합시다.

10. 그러면 우리가 개인관계에서 성 낼 필요도 없군요.

(이) 그렇습니다. 나에게 성 내는 사람, 질책하는 사람, 모두가 나에게 도움되는 사람입니다. 나를 돕기 위한 보살의 화신으로 여겨야 합니다. 공자는 논어 술이편에서 말했습니다. 三人行 必有我師(삼인행 필유아사) 擇其善者而從之(택기선자 이종지) 其不善者而改之(기불선자 이개지)라고 했습니다.

즉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반드시 그중에 내 스승이 있다. 그들 언행 중에 좋은 것은 본받고 나쁜 것은 살펴 나를 고친다라고 했습니다. 배우는 것, 이것이 평생학습입니다.

11. 다시 항우로 돌아가죠. 항우의 마지막 생은 어떻게 됩니까?

(이) 마지막은 패왕별희입니다. 우리는 이 어휘가 영화제목으로만 들리지만 중국인들에게는 너무도 아름다운 중국의 정서죠. 항우가 유방과의 결전을 앞두고 우희라는 여인과 마지막 이별을 합니다.

이미 항우는 유방에게 져서 군대도 거의 사라졌고 승산이 전혀 없기에 이제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항우는 그가 사랑하는 여인과 마지막 이별의 노래를 부릅니다.

12. 그 노래가 어떤 노래였죠?

(이) 항우가 지은 그 노래는 力拔山氣蓋世(역발산 기개세)입니다. 力拔山氣蓋世(역발산 기개세) 時不利兮 騅不逝(시불리혜 추불서) 騅不逝兮 可奈何(추불서혜 가내하) 虞兮虞兮 奈若何(우혜우혜 내약하)란 노래인데 그 뜻은 나의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운 또한 세상을 덮을 만 하나 때와 운이 불리하니 나의 사랑하는 말 추 또한 달리지 못하는구나.

추는 오추마로 검고 푸른 말로서 항우의 명마였죠. 추도 달리지 못하니 어찌 해야 한단 말인가? 우여, 우여, 그대를 어떻게 해야 좋단 말이냐? 이랬습니다.

13. 그 우미인은 자결하였죠?

(이) 그렇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최후의 결전을 하는 항우의 짐이 돠지 않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중국 안휘성 합비시 동북쪽 정원현에 가면 우미인의 묘가 있습니다. 이 우미인의 묘에 돋아난 풀에게 우미인곡을 들려주면 저절로 춤을 추어 움직이므로 이 풀을 우미인초라고 한다는 전설이 전해옵니다.

항우는 비록 천하를 잃었지만 한 여인의 마음은 확실히 잡았나 봅니다. 우리 역사에도 이런 우미인이 꽤 있었지만 아직 발굴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