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제가 아는 고인은
반년 전 암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으셨다.
갑자기 닥친 죽음 앞에서 당황 할 법도 하지만 그분은 차분히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혼자 살 아내를위해 자그마한 집으로 이사를 하고, 재산을 정리해 자식들에게 선물처럼 조금씩 나눠주셨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사람은 마지막까지 잘 아파야 되고, 잘 죽어야 된다.
그래서 아버지가 아플 비용, 죽을 비용을 다 마련해 놨다.
너희들 사는 것도 힘든 데 부모 아플 비용까지 감당 하려면 얼마나 힘들겠냐.
아버지가 오랫동안 준비해 놨으니
돈은 걱정 말고, 나 가기 전까지 얼굴만 자주 보여줘라."
그리고 그분은 스스로 정한
병원에 입원하셨다.
임종을 앞두고 선 의사에게 심정지가 오면 연명치료를 하지 말라는 약속을 받고 문서에 사인까지 직접 하셨다.
자식들에게 아버지 연명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아픔을 절대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 였다.
임종이 가까워서는
1인실로 옮기기로
미리 얘 기해 두셨다.
자신이 고통에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 겁먹을 수 있으니
가족들과 조용히 있고 싶다는 뜻이었다.
친구의 아버님이 마지막으로 하신
일이 있다.
가족들 모두에게 각각의
영상편지를 남긴 것이다.
아들, 딸, 며느리, 사위,
그리고 손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작별인사를 하며 끝에 이런 당부를 남기셨다고 한다.
"사랑하는 딸아, 아버지가 부탁이 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하늘을 봐라.
아버지가 거기 있다.
너희들 잘 되라고 하늘에서 기도할테니
꼭 한 달에 한 번씩은 하늘을 보면서 살아라.
힘들 때는 하늘을 보면서 다시 힘을 내라."
그 분은 자식 들에게 마지막까지
존경스러운 스승의 모습으로 살다 가셨다.